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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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아무르박
시오리 다녀오신다는 소식이 없다
보름달은 텃밭에 오이같이 등이 굽고
손등에 주름처럼 골을 파고들어 앉은
참외밭에 늙은이
윤기를 잃어 파리한 잎맥에 흐르는 가뭄
달빛이 없어도 길은 밝혀 오리
곰곰이 씹어도 같은 풀만 되씹는 소가 그렇다
우듬지에 고삐를 메인 순한 소
고삐는 풀어놓은 지 오래건만
제자리에 멤을 돌고 있다
소의 등 위로 굽은 달
초승달
앞서간 달빛이려고
그림자도 휘어 멀건
산새 소리
헛기침을 깨운다
이런 밤은 고양이도 밤이슬을 밟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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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표현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