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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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 인생
석양빛 드리워진 창밖은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하는
붉은 노을 속으로
한동안 고개 숙인 하얀 머리
마음에 중심을 잡아가듯
텅 빈 백지 위를 바라본다
굴곡 많던 과거를 돌아보며
무미건조한 백수로 자리한 지금
꽃 가꿀 마음도 안식에 단꿈도
이제는 꺾인 시간 어쩔 수 없어
흰 머리가 피어버린 끝은
하얀 세상으로 솟아오른다
노년을 숙명처럼 느낄 즈음
찾아온 건강에 또 다른 적신호
감내하기 힘든 시기에 슬픈 똬리들,
가끔은 절망의 늪으로
기울어 가는 석양을 보며
허물어져 간 꿈 한숨도 잠시,
날개 없이도 날 수 있는 새
魂을 담아 인생에 시를 쓴다
세상에 진실한 사랑 이야기,
연륜의 상징인 하얀 머리
억새꽃 숨결로 피어나려나
한겨울 휘날리는 눈보라처럼.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여기서도 억새꽃이 피었군요
끈질기게 지탱하며 날고 싶은 새
하얘진 연륜에 넋이 담긴 시심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날개 없이도 날 수 있는 새
魂을 담아 인생에 시를 쓴다
세상에 진실한 사랑 이야기
시인님을 생각하며 아침에 써 본 글 입니다
저는 퇴직한 시기가 너무 오래 되어 감각이 무뎌 졌습니다.
마지막 한 곳만을 생각하고 바라보며 살지요
오늘도 건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억새가 사라져도 땅속의 뿌리로 새 삶을
이어가듯, 우리도 뭔가를 남겨야 하는데
그 뭔가가 뭔지?
그래도 글이라도 쓰고 있으면
오늘 하루만은 보람된 것이었다
생각되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의 회한과 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는 글에 푹 젖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늙는 다는 것은 분명 흉이나 허물이 아닐진데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실이 아프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추억에 관련된 글은 삼가야 하는데 아침에 마음이 좀 삐닦했던 것 같습니다
귀한 발걸음 따뜻한 차 한잔 올립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