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줄이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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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줄이 안 맞아
기타를 꺼내 들고 새소리를 내 본다
도저히 알 수 없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가 났다
악보를 넘기고 헛기침을 하고
볼록렌즈 속으로 눈동자를 욱여넣고
틀니가 빠지지 않도록 양 볼때기 불룩하도록 힘을 주고
입술을 삐죽하게 내밀고
나도 알 수 없는
그 어떤 새 목소리 흉내를 내 본다
만약 수탉이 울지 않았다면
새벽은 영영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처럼
새가 존재하는 한
언젠가는 사랑니와 목젖 사이 새를 키워볼 요량이다
가끔 음정과 박자를 놓치는 찰나
어쩌다 꺼병이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꺼병이도 새인가
나도 알 수 없는 소리로 목울대를 세우다 보면
마당귀 놀던 거위가
문턱에 다가와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기타 줄 튜닝이 잘못된 것인지
나의 선조가 갈매기였는지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비 소식은 있는데 빗님은 보이지 않고
하고 싶은 소리는 목구먹에 걸리고
답답하네요.
쇄사님의 댓글

제가 예전에 도시의 늑대를
구두가 아닌 늑대로 잃었다가
망신 개를 당한 적이 있어
여러 번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