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落照)를 바라보며 - 반디화/최찬원 > 창작시

 
낙조(落照)를 바라보며
          반디화/최찬원
 

일몰에 밤을 새운 어둠이
동트는 새벽에 사라지고
해맑은 일출을 맞아
속절없이 하루를 보내고
 

저녁나절 해거름에
석양 주(夕陽 酒) 한잔 곁들여
나 홀로 터벅 터벅
동산에 올라
노을빛에 물든   
가녀린 석양을 바라보며
 

저 멀리 산하를 바라보니
맞이한
봄이 그제이건만
그 벌써
푸름이 짙어
진초록에 물들었고
 

수풀에 쌓인
능선에 걸터앉아
정처없이 흘러가는
뜬구름 바라보며
지나온
내 세월 돌아보니
 

철없던
유년시절이 그제이고
꽃다운
이팔청춘이 어제인데
그 벌써 백발이라
황혼에 물들었네
 

창공을 바라보며
가만히 생각건대
초목의 잎이야  
가을 낙엽으로 살아 저도
내년 삼월 훈풍에
그는 다시 피어나고
   

하물며
흐르는 강물도
바다로 가면
구름으로 환생하여
소나기로 돌아오건만

어이 타 우리 인생
한세상 머물다
먼 길 한 번 떠나면
그 봄이 온대도
어느 하나
돌아올 줄 모르니
이 아니 서러운가?
 

설움에 북받쳐
마음도 울적한데
오늘따라
노을에 물든 낙조 빛
왜 저리 붉던고?
온갖 상념에 잠긴
내 눈시울 ~ 처 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