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홍과 나팔꽃 덤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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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홍과 나팔꽃 덤불
영산홍 덤불 꿋꿋이
숲속에 오늘도 고개를 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언가를 꿈꾸며 서 있겠다
하늘을 이웃처럼 바라보며
저 높은 곳 누가 있길래
눈뜨면 새로운 소식 전해줄까
무료한 기다림과 바람은
아직도 한 번쯤 승천하고 싶은
일편단심 바라는 시간마다
구름만 흘러가는 세월의 모습
한치도 날 수도 없지만,
지난봄 넘치는 기백
환희의 정열을 불사르며
가슴에 타오르는 불꽃을 남겼지
그렇게 아름답던 순간도
화려한 정점은 다시 오지 않고
가지 사이 바람만 흘러간다
아침에 가뭄 끝에 장맛비가
그것도 틈새라고 나팔꽃들
영산홍 덤불에 똬리를 칭칭
하늘에 승천한다고 법석이다
남의 등이나 처먹는 주제에
네 짓이 대수냐고 힐난해 보지만,
스스로 오를 수 없는 나팔꽃
하루만 필 기회를 달라고
덤불이 좋아 잠시 피었다가
해 질 녘 지는 순정에 꽃,
그래! 나팔꽃은 하루살이
사연 많은 꽃말에 전설처럼
뽑아버린 손길에 아쉬움도
온종일 웃자라 웃음 짓더니
해 질 녘 말없이 고개 숙인
슬픈 弔 燈처럼 가녀린 넋으로,
다정스런 어머님 따뜻한 순결로
당신의 가슴에 사랑을 전하고.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저도 나팔꽃 같은 인생이다싶네요
어딘가에 기대지 않으면 스스로 오르지 못하는 생
한 번 피우고 나면 한낱 검불로 사그라질...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덤불처럼 우리의 삶도
사회도 엮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너무 이웃에 의존하는 습성이 아니다면..
귀한 시간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나팔꽃과 영산홍, 좀 안 어울리는
상대지만,
나팔꽃이 원래 어리광이 넘치는 꽃이라
머잖아 하늘을 가리며 내 집이다, 할 겁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허무한 사랑’인데, 나팔꽃이
아무리 설쳐봐야 영산홍이 거들떠나 볼까요?
귀찮아 머리 흔들 것 같습니다. ㅎㅎ
무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꽃말에 비유한 시사가 더 돋보이는 글 입니다.
어느 날 영산홍 가지에 얽힌 나팔 꽃을 뜯어내며
나름의 글을 적어 봅니다.
타인의 등을 빌려야 오를 수 있는 나팔꽃 운명이
어쩜 약간은 애잔하게 느껴 젔습니다
사연 많은 세상, 우리 함께하는 이웃이기를 빌어 봅니다
감사 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능소화에
영산홍
그리고 나팔꽃 덤불 오늘 오랜만에 들어와 꽃밭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끼고 갑니다
수고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죄송 합니다
변변치 못한 꽃구경이라서,
그러나 변함없는 뜨거운 마음 주시니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