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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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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江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6회 작성일 16-01-14 05:50

본문

전파 / 바이탈사인을 보고 씀
Civil_poet

누구도 옆 집에
파전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없다

파전에 배겨있는 온정 
그리워 눈을 감으니
그윽한 상상에 
고조되기도 하다가
하강하는 모양의 지붕은
이제 아파트의 지붕머리와 같은
허전함을 수반한다

누구도 옆 집에
떡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없다

떡을 돌리지 않으므로
홀로 죽어간 할아버지 임종을
제때 알 수 없고
떡을 돌리지 않으므로
주의하란 층간 소음이
나의 것인지 모르고
아무도 떡을 돌리지 않으므로 
초인종 벨소리 또한 싱겁다
더 이상 누가 놀러왔는지
궁금하지 않고
누런 상자를 든 산타를 제외하고
불청객의 저지선이 됐다
감정의 빙하기가 모든 걸 얼려버려
싸움같은 것마저 필요악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웬지 얼음을 두드려야 할 것 같다
굳은 심장 녹여 줄
파전 같은 것을 손에 이고
계속해서 두드려야 한다
행여나 식을까 
뜨거운 가슴팍으로 감싸안고
반사될 전파를 기다리며
옆 집 초인종 앞으로 가서
사람 인 자 모양의 초가지붕을 떠올리며
기습적으로,
이 온기를 그대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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