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만 가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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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만 가실까?
이포
소한 절기에 영산홍 꽃(花)망울이 붉단다
울퉁불퉁 내 속에서 수없이 피어오르는 화(火) 같다
시도 때도 없이 망울 터트리며 불쑥거림
나서길 좋아라. 하는 성격
모난 바람만 스쳐도 참지 못하여 격돌하는
언제나 죽이지 못한 성깔(刃) 품고 사는
가는 곳마다
만나는 이마다 거슬려 참지 못하고
불쑥 봉우리 터트린다
성깔 삭이지 못하면
홀로 벨 끌어안고 왕따가 되는 것인데
세상엔 성깔 없어 보이는 겉도 없고
성깔 빠진 속도 없는 것
때를 기다리며 공손해야지
인내하지 못하면 소한 절기에 영산홍 꼴 되어
붉으락푸르락 얼어 터지고 마는 것
돌아서면 후회스러워
사나운 제 몰골 시리고 아픈 것이다
주워담으려 해도 경망스레 얼어붙은 꽃망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니 소생 불능이니
성깔로 불쑥거리는 가시 옷
벗어 벽에 걸 때쯤이면
홀로라는 적막함에 휩싸이는 것이다
많은 저들도 그와 같을 것이나
인내하였기에 저리 평화로운 것이니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꽃이
꽃다운 것이다
댓글목록
Sunny님의 댓글

첫 두행이 너무 맘에 듭니다.
선생님의 본명은 알아도 인사를 아직 못나눴으니..
다음에 뵈면 꼭 인사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송년회 때. Sunny님의 플롯 연주 참 좋았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클라리넷을 불었어요. 반갑습니다.
연주 많이 하시고 좋은 글도 많이 쓰세요.
감사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영산홍이 요 며칠 따뜻한 바람에 취했나 봅니다.
가시일까를 가시는 건가로 잘못 이해했었습니다.ㅋ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고현로님 감사합니다.
님의 <멸치> 맛있고 참 짜릿햇습니다.
하여 저도 멸시받지 않는 멸치가 되게 하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쉽지가 않네요. 언젠간 시마을이란 어물전에서 제일 인기가 좋은 멸치를 만들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주말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