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성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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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성냥) civil_poet
가만히 있으란 경고 같은 건 없었다. 그저 품 안에, 적정한 틀 안에 나를 가둔 느낌이 싫어서 그대에게 닿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은 나다. 너는 내 마음을 알까? 기본적으로 나와 다른 너여서 걱정 속에 몸이 뻣뻣한 느낌을 받는다. 마음을 정하고 안 정하고의 차이는 이렇게 큰 것일까? 너의 감정기관 중 가장 무르디 무른 곳을 골라 그곳에 파고드는 모험심 내지는 대담함을 갖고서, 그대라는 가장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 작정이다. 하지만 맘처럼 쉽지는 않은 게 얼마 전 나와 비슷한 모 군의 소문을 들었다. 모 군도 나처럼 틀 속에서 나와 너에게 닿았는데, 아무 미동도 없는 그녀 모습과 약간의 스침 때문에 불이 난 자신 때문에 심장 속까지 타버렸다고- 나 역시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사람 마음이란 것을 억지로 받을 수도 없고 나의 그대에게 악녀기질이 있다고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많은 스쳐감 중 하나 될 지언정 발을 동동 구르고 스파크처럼 찌릿거리는 감정기복을 제어하기에 더 이상 힘이 부친다. 불타는 속내 감출수록 입에는 더욱 기름진 말들이 들이차 화력을 돋굴 뿐이다. 다 타버려 검은 속앓음 토해낼 지라도, 장님행세는 그만두고 횃불을 들어 그대의 눈을 비출 것이라 다짐해본다. 그대에게 닿고 싶은 오늘 타는 가슴이 불안한 밤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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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글터님의 댓글

짝사랑을 성냥불로 비유했군요.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심장은 성냥불이 되는가 봅니다. ^^
江水님의 댓글

@글터/ 그렇죠 성냥갑에서 나와 붉게 타오르는 과정까지의 부분부분이 묘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부제를 성냥으로 했습니다 모자란 글에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