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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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 동피랑(이규성)
봐
물간에 몇천 수급(首級)이 꺼이꺼이 우는 미명(未明)
밤새 물을 밟고 오는 맨발을
잘 봐
유혹을 던지면 와와 비늘들이 솟구치고
고도를 휘젓는 흰 정찰기 편대를
여기서
30년 칼 가는 시인을 읽을 수 있겠니?
600년 거북의 역사를 숨 쉴 수 있겠니?
사람들은 다만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은 다만 화장실을 다녀가지
꼭 와서 봐
죄 하나 없이도 단두대에 목이 걸리는 무리를
어디든 바람의 항법과 노을 색 비문(祕文)도 읽어 봐
전장(戰場)이야
삶과 죽음이 수평선 한 줄이야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졸글이지만 좋은 작품들을 보고 수업료는 내고 자야 편할 듯 하여...
활연님의 댓글

레알 멋있소.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그대가!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정말이오ㅋ
誕无님의 댓글

저도 15년 전에 통영을 한 번 갔다 왔었지요.
3연의 말씀처럼
급하게 갔다 허기를 채우고, 소변만 보고 화장실만 다녀온 꼴입니다.
찔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히 주무십시오.
동피랑님의 댓글

탄무님, 고맙습니다.
설마 그랬을 분이 아니란 걸 압니다.
공부하시는 분이라 겸손의 미를....
늘 건강하십시오.
고현로님의 댓글

this is sea(이것이 시이다)
this is see(이것은 바다이다)
this is c (이것은 비티민이고 시는 이렇게 쓰는 것이다)
봐, 잘 봐, 여기서, 꼭 와서 봐...
각연의 첫행만으로도 시가 되는 멋진 시.
시인이 유명 시인이라면 누가 딴지를 걸까요.
건필하소서...
(활연님이 제가 동피랑님 1빠라고 하시던가요???)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의 땅이란 말이 서슴없이 통용되는 곳입니다.
그만큼 바다가 차지하는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하여 육지만큼 크다는 뜻입니다.
역사와 문화를 비롯한 모든 삶이 녹아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시가 바다를 말하는 게 아니라 바다 자체가 시인인 것이죠.
톱 쓸고 칼 갈고 가위 갈며 겨우 한글만 땐 노인도 시집을 냈더군요.
고현로님 우리도 마른 연필로 분발합시다.
(저를 일빠? 전 그냥 알바 ㅎㅎ)
시엘06님의 댓글

와, 좋다!
마치 눈앞에 통영 바다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연을 이끌어가는 첫 마디가 파도를 헤쳐나가는 어부의 힘찬 목소리로 느껴집니다.
/삶과 죽음이 수평선 한 줄이야/
주말내내 이 한줄을 생각하며 지내겠습니다. 최고!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시엘님 사과 먹읍시다.
밀양 얼음골 꿀사과 먹는 중입니다.
시가 이것처럼 단맛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반갑게 오셔서 응원해 주시는 말씀 매번 고맙습니다.
뵙는 날 꾹꾹 눌러서 따르리다.
정과 사랑을 담아~^^
안세빈님의 댓글

넓디 넓은 통영을 시 한수에 오지게 묶으셨습니다.
주말 따스하게 보내시구요.
저는 강화에 없을듯합니다.
여러 일들이 있어, 무엇을 타이핑하려면 시간 투자를 거기에 쏟아야 할듯! 먹고 살기가 또 급하니,
필력있는 분들의 그곳에 저는 이제 한발 뒤로 물러날까 합니다
오래전 생각!
좋으신 분들과 좋은 추억의 시 한 묶음 찍어 오십시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음, 잘 알겠습니다.
누군가 1인 2역을 하실 거라 믿고 뜻을 따라야겠지요.
일에도 선후완급이 있다니까 원하시는 바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단, 시에 대한 불씨는 끝까지 보관하시길 부탁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30년 칼 가는 시인, 시집을 잠시 읽어보았는데
누군가 문법, 어법 잡은 옥의 티만 없었더라면......
화장실 곁에서 햇빛 쪼이고 있는 날것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요.
두 분이 나란히 앉아 녹슨 시간을 켜고 있는 모습은 한 폭 서정시였지요.
그분에게 시는 온몸으로 피를 돌리는 힘이었을 것이다,
통영은 시가 생동하고 파도 치고
벽마다 대자보처럼 시가 붙어있고 아무래도 시인들의
성지다, 순례지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통영, 그 숨결 파노라마 or 물이랑 넘치는 시나리오
오랜 시간 여울을 돌아 독자 손에 부딪히면 몹시 투명하겠습니다.
시는 원색을 지향한다. 터는 시가 뿌리내린 전답이다. 그런 생각.
늘 면학하시니, 면안(面眼)이 푸르겠습니다. (이건 레알 멋있소의 후렴구)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수십 년 이곳을 터전으로 갯바위 한 자보다 한 이틀 휘리릭 설레끼 한 분의 조황이 눈부시다.
방향을 잘 제시하셨으니 뚜벅뚜벅 가보겠습니다.
면학은 거창에 사는 학이고요 저는 아직도 눈 어두운 맹안(盲眼)입니다.
에너자이저 후렴구까지 저녁 디저트 감사합니다.
천공에 노른자 구워두었습니다.
좋은 시 빚다가 별사탕도 드시고~^^
박성우님의 댓글

거긴 겨울이면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고
명정이라는 맑은 이름의 마을이 있고
천희라는 이름의 계집이 많다면서요~~
아~
그립네요. 중앙시장에서 맛 봤던 시락국 한 그릇......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처녀가 귀합니다. 자연산 대구는 매우 비싸고요.
시락국은 중앙시장보다 서호시장 골목에 있는 원조를 권합니다.
요즘은 물메기탕이 제격이고요, 봄이 올 무렵이면 도다리쑥국이 최고입니다.
그리고 한잔 했을 땐 사시사철 졸복국이 끝내줍니다.
항남동 부일복국이 좋습니다. 저하곤 이해관계 절대 없습니다.
혹 오실 땐 기별 주이소. 지가 마 크게는 못 해도 밥 한그릇 정도는~^^
김영선님의 댓글

네, 꼭 가볼게요,
30년 칼 간 시인도
600년 거북의 역사를 숨쉴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함 가서 보지요, 삶과 죽음의 한 줄 수평선 보러 꼭 한번 가볼께요
제작년에 갔을 때는 마침 파도 높고 날씨 어두워 케이블카 못 뜬다 해서 되돌아왔지만요.ㅎ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다녀가신 적이 있군요.
오시면 시도 쓰고 관광도 하고 싱싱한 음식도 드시고 그러세요.
제가 올바른 가이드할 여건은 못 되지만 반풍수 입술 설명은 할 수 있습니다.
김영선님, 차가운 밤 오셔서 장작불 하나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