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2) 눈 먼 후에 듣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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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후에 듣는 말
눈동자 언저리에 머문,
오랜 기억의 혈통
아직도 눈초리에 떠도는,
그리운 시절의 푸르름
매일같이 볼 수 있었던
한 그루 나무포기, 혹은 거리의 모습이
그토록 소중했던 것일까
이윽고, 엄숙하게 지어진 의사의 입에서
창백하게 흘러나오는 말
" 한 번 괴사한 망막세포는
재생되지 않아요 "
언제나 그림자 지어,
나직이 갈앉는 절망 같은 것
이때껏 망막에
한 번도 영원한 삼투로의
빛나는 촛점이 맺힌 적은 없었으나,
이제사 나의 상(像)은
뒤늦게 소망을 계획하누나
비로소 영혼을 건드리는
암흑의 잃어진 것들 곁에서
병들어 초라한 육신은 떨고 있어도,
눈 속에 끊어진 현(絃)은
한 음으로 말하노니
도대체 어떤 연주자가
긴장한 고요를 지나
저토록 요란하게
낡은 심장으로 파고 드는가
-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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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한공감님의 댓글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안선생님!
안희선님의 댓글

사실, 육신의 눈보다 마음의 눈이 더 소중한 것을..
아직도 그걸 깨닫지 못하는 저 같은 미혹의 중생에게
자비로운 하늘은 강제로(?) 육신의 눈을 멀게도 하나 봅니다
부족한 글..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무한공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