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한 잎의 경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한 잎의 경전 / 채정화
숭숭 구멍이 뚫리고
무시로 날선 바람이 무섭게 흔들었지만
가지를 놓지 않았다는 건,
내게 공급될 수액이 마르지 않았다는 것이죠
하필이면 왜 나이어야 하냐고
자지러지게 울부짖었지만
하늘은 침묵했어요
하지만, 내가 아니었다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짊어질 질곡桎梏이라고
마음의 근육을 키워나가야 했지요
밤과 낮이 서둘러 갈퀴를 세우며
달려들 땐 죽음이 너무 가깝다 싶었어요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희망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더군요
신의 선택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에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묻고 싶어지네요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시든 잎이 잘려나가는 나무
많이 아프겠다 공감하는 일이죠
아, 뺨에 닿는 바람이 상쾌하네요.
댓글목록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난 아직 살아있습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다 보니
뺨에 닿는 바람이 상쾌합니다/
수액이 마르지 않은
한 잎의 경전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예전에 투병하던 힘든 시기가 있었지요
이미지를 보면서 문득 그때의 생각이 났더랍니다
귀한말씀으로 머물러주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