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3】일찍 달아나 버린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일찍 달아나 버린 사람
-김광석
허영숙
기타로 쓰는 서정시가 그리운 밤이다
아무런 촌수도 없는 사람 하나
슬픔에 가두는 밤이다
요절한 사람은 평생 아물지 않아
노랫말에도 슬픔 한 근,
모든 것들이 낡아 가거나 늙어가도
아직 파랗게 살아 있는 가객의 이야기가 상냥한 얼굴로 나부끼고
사람들은 제 그리움을 얹어 겨울을 아프게 불러댄다
깊숙이 끓는 애가 세상을 끊는 일이 되어버린 그해 겨울
그는 달아나고
노래는 칼바람에 맞서 아직도 거리를 떠돌며
내일을 의심하는 이들의 고막을 허문다
관객도 없는데 노래는 여전한지
받을 수 없는 이의 이름을 쓰고 안부를 물어보고 싶은 밤이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오래 귀 기울이는 밤이다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오늘, 아니 어제가 김광석이 떠난 지 20주년 되는 날이네요
저녁내내 김광석을 듣다, 한 편 긁적여 봅니다
좋은 밤 되세요
활연님의 댓글

김광석 노래는 언제 들어도 공명이 크고, 너무 시적이다. 오히려 더한 시다.
그 시가, 시대를 앓는 통증으로도 느껴져서 더욱 자장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재적 예술가들은 요절하고, 메아리만 남긴다. 그런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
운동이나 혁명은 고요한 울림, 음악 속에 사는 혼은 요절이 없다.
시대의 등불을 켜는 소리가 되고 파문이 되는, 佳人의 노래시 좋군요.
시가 구체성이 있어서, 그 나란한 등뼈에 최소한의 살점만 붙어 있어서
아름답고 깊게 읽힙니다. 갑장인데, 수백년 갈고 닦은 시 도인 같으오.
시대의 등이 되었던 사람들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아리가또...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김광석은 목소리조차 시라는 느낌
저 또한 아리가또~~~
誕无님의 댓글

저도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노래를 특히,)
이 이미지에서 광석님에게 드리는 시가 떠오르셨군요.
허여사님의 글은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잘 쓰고, 잘 갈기고, 표현법 좋고, 흐름 잘 타고,
그 무엇보다 대중들의 공감을 잘 사고요.
더 많은 분으로부터 '예쁨', 많이 받기를 바랍니다.
허여사님께
숙제 하나 내어 드리겠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창작시방'에서 한 달에1편,
꼭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렇게 갈겨놓아도 제가 알아들을게요.
잘 읽었습니다.
넙죽~~~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탄무님
더 열심히 글 올리라는 격려로 받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활공님의 댓글

참말로 추억의 뒤켠을 서성이게 하십니다
저도 그 분의 노래를 들으면 영혼이 잠에서 깨어나는 듯 합니다
시인님의 시를 접할때 마다
가슴에 먹먹하게 젖어 듭니다
어쩌다 새벽에 일어나 수작인 시를 접하니
너무도 반갑고 감동적 입니다
감사 합니다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때로는 노래 한 곡으로 오래 잠 못들 때가 있습니다
어제의 김광석 노래가 그러했습니다
한 때 많이 빠졌던 가수의 노래를 들으니
더불어 다른 추억들도 함께 떠오르더군요
고맙습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그는
두둑한 주머니 같아서
오늘 내 형편에 꼭 맞는
노래를 가지고 있다
수두룩,
떨어진 깃털 하나 주워
그를 날려보낸 이에게도
감사를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언제, 박커스님이나 김부회 시인께
김광석 노래 한 번 청해 들어야 겠습니다
아님, 무의님의 노래를 ^^
李진환님의 댓글

남기지 않아도 남아 있는 것들이 있어 우리를 기쁘게, 슬프게도 하지요.
남겨주신 웃음이 새록하기만한데 1년이 훌쩍 했네요.
뵙고 드리는 새해 인사. ^&^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 송년회에서 만나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올해도 시인님의 좋은 시
많이 뵙기를 바래요
인간적인님의 댓글

참으로 아까운사람 이었거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목소리와 서정적 가사가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 마음 닿는 가수였습니다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그런 가수
동피랑님의 댓글

이 노래 들으면 돌아버릴 사람 한둘이 아니겠지요.
적절한 타이밍에 감동의 물결이 넘칩니다.
막내가 저 놀릴 때 쓰는 광석의 노랫말이 있습니다.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쓸만한 사람들은 신이 일찍 데려갔으니까 남은 사람들은
어쩌면 모자란 게 맞을 것 같기도 하구...
물론 허영숙 시인님은 예외겠지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시를 발견하지 못하는
세상의 눈이 어두운 거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어느 눈밝은 이의 눈에 띄어 문단에서 그 이름 뵙기를 바래요
손성태님의 댓글

1년에 여러번 마치 순례하듯이 방천시장에 가서
지인들과 몇순배를 하고
그 골목길을 다니며 추억합니다.
허시인님의 시를 읽으니 졸시가 생각나 올립니다.
김광석거리 함 다녀 오셨나요?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그런데로^^
------------------------------------
김광석거리에서/수류 손성태
“환갑이 되면 연애를 하고 싶다.”던 김광석
요란한 뚝방 아래, 뒤섞여 흐르는 노랫가락 아래
꼭, 김광석 같은 이들과 꼭, 김광석 같은 청춘들
내려앉은 별빛이 왁자하다
텁텁한 막걸리와 고기 굽는 냄새
턱턱, 지짐 붙이는 소리로 일어나는 방천의 골목
장꾼들은 돌아갈 집을 뒤로한 채
살아있음과 사라짐의 경계에 대하여
변함과 변하지 않음을 얹는 저울에 대하여
“김광석이는 왜 빨리 죽었지?”에 대하여 입을 다문 채
‘아름다운’보다 ‘아름’에 대해 아쉬워하면서
젖은 노랫가락을 따라 목을 축인다
김광석거리는 잘린 도마뱀 꼬리
희끗한 연애도 한번 못해본 그는 가고
제각기 돔배기 한 토막쯤 꾸러미에 넣었는지
봉다리 휘적이며 되돌아가는
방천의 밤
이장희님의 댓글

서양엔 앨비스 프레슬리, 존레논, 동양엔 등려군 우리나라엔 배호,유재하, 김현식
아는 정보가 없습니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즐겨 부르곤 하죠.
이들이 그리운 시간을 시인님 시에서 돌이켜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만 입니다.
늘 건필하소서, 허영숙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잘 지내시죠
일취월장 하는 필력이 보이더이다
올해는 좋은 소식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그는 고교 후배라는 개인적 인연말고도, 노래 때문에 참 좋아했죠
그가 왜 스스로 삶을 마감했는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입니다만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고교 후배였군요.
인연이 닿아 더욱 안타까운 죽음이었을 듯 합니다
시 한편은 잘 못외워도, 김광석 노래를 잘 외워지네요
고현로님의 댓글

섬 속의 섬 /
배수가 안된 옥상에 빗물 호수가 생겨났다
호수에 사각형의 하늘이 잠겨있다
그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한 무리의 새떼들이 흩어지지 않고 지나간다
호수는 섬 하나 품고 있었다
절룩거리는 다리를 가진 낡은 의자
구부러진 안테나가 있는 구형 텔레비젼
무엇인가 길렀던 흔적이 남은 스티로폴 흙 상자들
끈끈한 지문이 닿아 폐기물 딱지 한 장에
손 흔들고 보낼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옥상으로 간다
옥상은 낡은 것들이 모여 있는 또 다른 섬
호수 한 중앙에서 물 그림자로 펄럭이고 있는
맞은편 치매병원 게양대에 걸린 국기를 본다
소견서 한 장을 내밀고
늙은 노모를 고독한 호수에 유배시키고 돌아오는
-어머니 낡았으니 이제 여기에 두고 갈게요-
불편한 뒷모습을 서투르게 정돈하는
한 사내의 모습도 보인다
*위의 시를 쓰신 분이 쓴 달달한 연애시군요....
너무 달아서 쓴 커피를 마시는대도 믹스커피를 마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
어쩜 이리도 소녀 같으실까... 아, 부러워...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 창작방의 젊은피, 고현로시인님
등단시인데 어디서 찾으셨는지 에궁~~~감사합니다
올해도 좋은 시 팍팍 쏟아내시기를^^
시로여는세상님의 댓글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아 그리워하고
또 누군가는 그리움에 노래하고
또 누군가는 그 노래에 아파하고
서로 다른 이가 동그란 마음을 모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