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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태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3회 작성일 15-12-29 21:34

본문

        지구의 피

 

보름달 뜨면

달빛이 물처럼 흘러

문으로 들어서는 월문마을

물이 달빛보다 맑다

강철 바람에 얼어붙은 심장을

지구의 뜨거운 피에 절인다

주름졌다 펴지는 가슴

퍼져 오르는 솜사탕처럼

방향도 없이 퍼져나간다

어쩌다 누리는 해체의 쾌락

지구에 섞이면 행복해질 것을

지구와 싸우고 있었다

해파리같이 흐느적거릴 때

앙상한 겨울나무 세 그루

이마에 수건을 두르고

남아있는 가는 뿌리 몇 개

불안스레 착지를 확인하며

탕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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