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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35회 작성일 15-12-29 22:19

본문

土器

      

 

일렁이는 불꽃은 네 손짓이던가. 화장터 안에 맴도는 염불소리는 네가 남긴 격정이던가.

홧김을 견디려 어금니를 꽉 깨문다. 불꽃은 적막을 닮았다. 가끔 탁, 탁 파열음이 터지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작열을 견디며 살아야하는 토기인가.

가난이란 이유로 한 때 널 버리고 달아난 저 여인이 운다. 다리 풀린 채 네가 태어난 아궁

이를 붙잡고 오열에 타고 있었다. 마치 걷잡을 수 없어 찢어지는 불길 같이. 너는 뿌리 내

리지 못한 불씨를 안고 살다 흘러가는 세월처럼 미련 없이 돌아섰나. 가로등 불빛 아래

애타던 그림자를 닮아 애달픈 젊은 연가만 남기고 가는 거야.   

버티지 못해 차라리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가. 걷잡을 수 없는 작열감을 견딜 수 없어 차

라리 다시 아궁이로 돌아가는가. 나는 아니 보내자니, 너는 세월처럼 돌아서 가로등 불빛

아래 애타던 그림자 무늬를 찍은 애달픈 젊은 연가만 남기고 가는 거야.

추천0

댓글목록

안세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세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은 베  이름은 일남!    님^^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뭐가 이리 슬퍼?
간만에 오셔서 창작방을  눈물로 펄펄 끓이시네요.
2015년 마무리 잘 하시구요.
2016년은  뵐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왠지 하게 됩니다.^^

동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런-! 울리고 싶은 사람은 정작 따로 있는데 안세빈님께서 오셔서 대신 우시네.
좋은 글들 많은데 어째 우중충한 글을 보러 오셨스까.
제 글이 원래 다 우중충한디,
반가운 문상객이라고 생각하고 차린 건 없지만 문장 한 접시 호로록하고 가셔요.

bachelard님의 댓글

profile_image bachelar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덤은 엎어놓은 그릇 맞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신이 적당히 구운 황인종이지만 적당히 살 수는 없겠지요.
우리는 한때 노래였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뼈에서 터지는 파열음 같은 시네요.

동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고, 원본에는 엎어놓은 그릇까지 표현했는데 이거 1차 퇴고에서 사라졌네요.
어찌 넣어볼까 했는데 머리 쓰는 쪽에는 약해서리, 어찌어찌 써내려 갔답니다.

여튼 말 타고 활 쏘고는 영 재주는 없는데, 구석탱이에 박히고 궁상떠는 재주는 기가 막히답니다.
위 안세빈님께서 설명해주시네, 성은 베요 이름은 일남이여라.

좋은 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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