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歲寒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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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歲寒圖)
- 김태오님
조합신문에 실린 내 시는
뜬 구름 같이 멀기만 하고
아내가 벗어 놓은 작업복 사이로
파란 달빛이 향불처럼 흩날리는데
어디까지 갔을까?
아내는 새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어느 깊은 골짜기에서 마른 숨을 고르며
목마른 사슴처럼 가는 목을 축이고 있을까
하루에 두 번
골목까지 따라나서 힘내라고 조잘대던
아이들의 신발이 싸락눈처럼 어지럽기만 하고
식탁위에는 때를 놓쳐 버린 세금 영수증이
송이눈처럼 소복하게 쌓여있다
그렇게 가난이 깊어
집안 어디에도 마른 자리가 없고
산다고 사는데도 모난 계절들 뿐인 어리석은 나에게
국화향 짙은 안동 골짜기 어디에서
세한(歲寒)을 건너가는 송백(松柏)의 큰 힘을
잃지마라시며 선생님께서 소식을 넣으셨다
아내가 돌아나간 골목으로 별빛들이 부서지고
말없이 그 골목으로 쓸쓸히 들어서는 나에게
아이들이 흔들어 놓은 서너 개의 별무리들이
수런거리며 내게 쏟아져내렸다.
댓글목록
김영선님의 댓글

가난은 일년삼백육십오일을 세한이게 하는데요
그래도 내년은 다를꺼라 기다려보지요 뭐,
없는 사람들이 내일 밥을 걱정하지 않고 사는 세상,
그 세상을 만들자던 사람들은 지금 배부른 싸움 하고 있지만
모르지요, 어떤 숨겨놓은 수가 있는지...
새해... 형편들 나아집시다~
살아있는백석님의 댓글의 댓글

가난하다고사랑을 모르겠습니까~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