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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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2
여름 내 바다를 지켜보며
파도를 닮아 가던 산
마취된 고래의 등줄로 남아
깊이 잠든 몸뚱이
바람 속 겨울을 지나는 동안
파고들 고통은 없다
깊은 뼛속까지 쑤셔대며
빨아대던 뿌리의 입질도
얼음 속 물고기의 화석처럼
꽝꽝 무쇠가 된 겨울은
산이 꿈꾸는 계절
땀의 열정과 눈물의 그리움까지
버리고 가야할 뒤안길에서
모두 털어버리고 돌아가는 계절
알몸으로 영혼까지 보여주는
겨울산 아래
끝끝내 그리움 하나 버리지 못하고
다시 돌아서는 나는
어쩔 수 없는 못난 화상이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겨울산은 가장 어려운 선택인데 또한 어느때보다 좋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산정이나 그 둘레를 향하는 마음은
수많은 발걸음을 담보하지만 그 수고로움 만큼이나
마음에 차곡차곡 들어서는 것들이 있겠지요.
산과 물을 가까이 하고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시의
마음일 것입니다. '알몸으로 영혼까지 보여주는'
그 지점에서 탄생하는 연작시
모두 절경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태학님의 댓글

울산바위아랫마을에서일박하며
끄적여본것을올렸습니다
활연님, 새해더욱다복하시고
좋은시많이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