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곁을 떠나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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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 곁을 떠나던 밤/조 금분
그대가 떠날 줄 알았더라면
나 그대 곁을 지켰으리라.
집에 쉬었다가 오라는 아들 말에
내 몰골이 너무 초라해
미용실에 파마하고 집에 도착하니
전화벨 요란하게 울린다.
병원에 오라는 아들의 전화다.
마지막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며느리에게 수의 챙겨 가져오라 이르고.
며느리와 함께 병원에 도착하니
병실 안이 난장판이다.
마지막이라는 예감이 왔던 모양인지
산소 호흡기도 빠져 있었다.
오랜 시간 함께 한 생명줄마저
이제 가까이하기도 싫었나 보다.
내가 도착한 얼마 후
그는 내 곁을 영원히 떠났다.
나의 곁에서 자는 듯 숨을 거뒀다.
2003년 3월 26일 새벽.
그날 밤 그대가 떠날줄 알았었다면
그 자리를 끝까지 비우지 않고
나 그대곁을 지켜 주었으리라.
라디오를 듣다가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십년도 더 지난 시점인데도 그때가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장면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 단단한 그리움과 부재로
견디고 온 세월이 느껴집니다.
어떤 시간과 장면은 영원히 잊을 수도 묻을 수도
없겠지요. 아주 단단하고 간곡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정님의 댓글

활연님!
지난 일들이 스쳐감에
그리움 되여 생각나는 찰라
마지막 달려은 사라져 갑니다.
놓아주신 고운발길
쉬어가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