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모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거울 속 모습
한해 거울 속 모습은
차갑게 내린 겨울비에
안개 낀 세상 배경으로
너무나 익숙하게
초췌하게 서 있지만
안개가 걷힐 때
바람타고 거울 속 난 떠난다
해 뜨는 곳으로
산 높은 곳으로
바다 깊은 곳으로
들 넓은 곳으로
그리고 달 저무는
이 거울 속으로 되돌아오면
초라한 눈물 한방울을
술잔에 기우리며
난 변한건 없어도 그대로라도
거울 속 너와 건배하며
달고 쓴 추억으로 취하자
어디서든 아니 누구에게나
바람은 항상 부니깐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목없는사슴이라기에 흠칫했는데
시에서는 재치가 번뜩입니다.
'거울' 이미지는 시인들의 애장품이겠는데
자아성찰이고 또 세밑에서 한해를 갈무리하는 깊은 사색이고
또 은은한 향기로군요.
거울속에 나와 건배하는 일.
이것이 시다, 그런 지점을 보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