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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11회 작성일 15-12-24 11:43

본문


눈 오는 밤에

   

누가 나를 만나러 온다

밤은 하얗게 나비의 날개로 부서져서 포근하고

실망한 눈빛들이 길가에 누운 낙엽의

불면의 엽맥葉脈들 위에서 나를 본다

소리 없는 길에 그림자가 걸어간다

앞에서 나를 끌고 가는 내 그림자는

축축한 발걸음으로 쓸쓸하다

눈이 온다 무수한 의문부호의 눈동자들이 떠다니다가

원망하듯이 애무하듯이 내 몸에 들어와 박힌다

커다란 그림자 하나가 저쪽에서 다가온다

그림자의 머리가 점점 확대되면서

나를 큰 울타리 안에 가둔다

나를 만나러 오는 그는 누구일까 내 과거의 흔적들이

미래의 얼굴로 환생하여 눈을 뜨는 그는 누구일까

눈이 온다 눈이 온다 내 바깥의 몸무게는

나비의 날개처럼 가볍다 나는 내려오다가 옆으로 날고

도시의 공중으로 둥실 떠오르며 걷는다

바깥의 무게가 안으로 스며들어 내가 무거워진다

나는 바다의 밑바닥으로

모든 지층을 지나서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는다

누가 나를 만나러 온다

커다란 그림자의 낯선 눈빛이 횃불을 들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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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신광진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石木 시인님 반갑습니다
기쁜 성탄절을 맞이하여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한 해 동안 함께하여 주시고
관심으로 다가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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