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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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감
나를 대신해서 칼을 맞아줄 이가 있다면
그림자 일까 도펠겡어 일까
그림자 속에는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려 주는
또 다른 그림자가 있다
밝은 날은 공중에 띄워 놓고
축축한 바닥에 납작 엎드린 어둠이 있다
걸음은 누워있는 그림자를 끌고 다닌다.
이를테면 삶이 평생 색깔을 입지 못하는
그림자 같은 것이라면
그림자는 그림자를 버리고 벽이 되고 싶을 것이다
냉방도 오래 누우면 등이 미지근해지는데
그것을 그림자의 온기라고 해도 될까
오래 앓고 있는 사람의 등짝을 뒤집어 본적 있다
울긋불긋 박혀있는 그림자
한 번도 일어나 보지 못한 그림자의 온기가
바닥을 판각하는 것을 본적 있다
두 발로 서게 하는 것이
그림자의 중력이라면
누워있는 사람은 등으로
바닥을 버티는 것이다
도펠겡어는 먼저 보는 사람이 죽는다는데
죽음 앞에서는 그림자도 서로 모른 척 할까
깜깜한 밤에는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이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누워있는 사람은 등으로
바닥을 버티는 것이다]
[깜깜한 밤에는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림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운 성탄 되세요.
늘 건필하소서, 성영희 시인님.
성영희.님의 댓글

메리 크리스마스 이장희 시인님~
행복한 성탄밤 보내고 계시지요...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사랑의 그림자가 멀리멀리 퍼지기를
기원해 보는 저녁입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살아있는백석님의 댓글

저도 아픈 몸을 돌아 눕혀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마른 장작 같던 작은 온기......
어릴 때 였는데...... 첨으로 내 곁에도 죽음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그렇게 건강해 보이는 용모에도
죽음의 그림자가 서성인적 있었군요.
더구나 어릴적이었다면
그 기억이 쉬 지워지지 않겠네요.
건강한 연말 마무리 하세요 백석님^^
이종원님의 댓글

어느 날 호흡같이 들어온 그림자를 밀어내지 못하고 머리에 이고 살았던 한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어릴 적, 그 그림자가 象을 만들고자 하지만, 그 빛은 희미해져 있습니다
누구나 여러가지 나를 뒤섞임 속에 가둬주지만, 갑작스럽게 튀어나올 수도 있지요
깊은 내면이 세밀하게 가슴을 달궈줍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성영희 시인님!!!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시인님 오섰네요.
행복한 연말 보내고 계시지요.
올해는 끄트머리까지 그림자에 갇혀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새해는 좀 더 밝은 날들만 있기를
그림자조차 환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고현로님의 댓글

요즘 컨디션이 도플갱어가 왔다갔다 보입니다...
먼저 보는 사람이 죽는다고요...아아아
서로 모른 척 했으면...^^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벌써 도플갱어를 보시면 안되는데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그런 말이 있으니 조심하시길요...
건강한 연말 마무리 하세요^^
Sunny님의 댓글

성영희시인님 공부하고 갑니다~^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써니님 ... 편안한 휴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