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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뮤즈(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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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36회 작성일 15-12-25 18:34

본문

나의 뮤즈(Muse)




천부적 뮤즈는 과거형이거나 현재진행형이겠다

물론, 채신머리없는 꼰대의 흔한 여자라면

예외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과거형은 홀로 이미 해탈하셨다

진행형은 대부분 시마을에 계시다


만일 에라토가 타미리스의 뮤즈였다면 내 뮤즈는 천부적 기질을 지닌

이 마을의 숱한 시인들이다

각박한 세상에 휩쓸리다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한

사랑과 서정의 터무니를 되새기며 일깨워준

하여, 스승이나 다를 바 없는


지금도 난 자투리시간을 싹싹 긁어모아 이 마을 화덕을 화륵 달구고 있다 

그 열정으로 도끼의 날을 다듬고 창작의 장작을 패고 있다

비틀거리면서도 시밭을 돌아보는 건 기본이라며

이랑과 고랑의 행간을 지그재그로 훑으며


밥 먹듯 흥얼거리며 그들을 읽고 똥 싸듯 용을 쓰며 나를 쓴다

요즘은 별 볼 일 없는 밤에도 별을 읽고 별을 쓸 줄 안다

비록 독수리발톱으로 점을 치는 선무당 흉내지만


고대 로마를 통틀어 겨우 아홉 여신이 뮤즈였다면

파릇파릇한 이 마을엔 남녀노소를 아울러

훌륭한 뮤즈들이 넘쳐난다


이들은 아마 신이 되고픈

참한 시인들일 게다



추천0

댓글목록

윤희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테울님
행과 연이 다 따스합니다
저는 초저녁부터 한 잔 푸고 있습니다
돈대박에 더하여 건강대박나십시요

정낭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느닷없이 돈대박은 뭣이랍니까
건강이야 천부적인 것이라 따르면 될 터이고...

저도 밤마다 술잔하고 벗하며 지냅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에 대한 애정과 짙은 향수는 늘 그 안을 거닐게 만들지요
시인님 글에서 처럼 시마을에 많은 詩仙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시를, 그들의 내공을, 그들의 필법과 향내가 詩作을 자극하게 시샘에 샘(envy)을 작극하게 만들지요
그래서 좋은 마당 아니겠습니까
시인님의 걸음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뮤즈일 터!!!!
여기 자라나고 있는 시인님의 나무들을 생각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정낭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 내려주신 구절 하나 하나에 정성을 쏟아주셨군요
물론 이종원시인님도 제겐 큰 스승이나 다름 없지요
이곳에서 멋진 시를 대하다보면 간혹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말씀마따나 자극을 받게 되고 로망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더욱 좋은 곳이라는...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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