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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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광장에서
궁전 같은 부산역이 새벽의 극장을 열고 있었다
활짝 트인 광장 주변은 지난계절의 세레나데 공연장이었을 터
지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무희들만 썰렁한 무대에서 흐느적거리고 있다
벌거벗은 무희들을 에워싼 객석엔 관객 하나 없이 희희낙락거리던 그림자들
텅 빈 초량草粱의 얼룩으로 텍사스 골목이 겹겹 스치고 지나간다
미루어 짐작컨데 루돌프만큼은 얼씬거리지 못할
간혹, 새침데기처럼 두리번거리는 건
막바지 을씨년스런 눈초리들
몇 발치 너머 총총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또 다른 눈치들
무심한 시선 밖이지만 아직 덜 풀린 동공이 마침
기다렸다는 듯 이끌리는 곳
그곳은 분명 볼거리 없는 막장의 낯익은 풍경이지만
낯서른 관객들 뿜어내는 호흡은 퍽 숨가쁘다
쪽쪽 빨아대는 유혹의 도가니에서
조급한 애무의 표정들을 보아
만원사례가 틀림없다
찬 공기를 둘러쓴 이들을 따라
남은 시간을 빨던 초로初老
꽁초 하나로 슬금
때워버린
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글쎄요
저도 부산에 들린 적이 있네요
부산역에 내렸을 때는 정말로 화려 했지요.
저희 사춘 형님의 회갑때에 부산에 내려간적이 있는데 대전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경부선 완행 열차를 타고 내려갔었지요
부산에는 또 친 누나가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친척도 많아서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하면 부산에 들리기고 하지요
부산역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을까요
참 야경이 좋더라고요 아직 날이 트이기전인데 부산역을 돌아보면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며 역 구내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
전화를 하는 사람 신문을 보는 사람이며 정말 부산은 살기 좋은 곳이라
들었어요.시인님의 시를 보니 부산역이 생각이 많이 나네요
<궁전 같은 부산역이 새벽 같은 극장을 열고 있었다.//활짝 트인 광장의 주변은 지난 계절의
세레나데 공연장이었을 터/>
시인님도 부산역에 들리면서 많이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요 부산역이라면 아직도 기억에 남을 좋은 장소이고요
부산역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용두산이지요
부산역 광장의 풍경을 제대로 묘사 해주시었습니다
시인님의 시에 잠시 머물다가 갑니다.
앞으로 좋은 시 기대합니다. 항상 건필하시고 남은 한해 잘 보내소서,
정낭님의 댓글

긴 장문의 소감과 공감 감사드립니다. 다음넷 용담호 김문수 문우님
흥청한 연말연시에 행복한 나날 지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