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새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아버지의 새벽
아버지는 교회종소리처럼 새벽이 오길 기다리는 버스승객 같다 날마다 정해진 구역에서 밤새도록 밝히고 찢어진 그것들을 쓸어 모아 버스 타고 어디론가 가는 손님처럼 정해진 봉투 속에 담는다 하지만 그 손님들은 언제 탈출하였는지 뒤돌아보면 시꺼먼 속을 보이면서 아버지를 무시 한다
우리세금으로 먹고살면서 왜 우리 집 앞을 안 치워 주냐고 호통 칠 때
당신은 쓰레기만 치우면 되지 왜 그리 말이 많으냐고 할 때
아버지의 슬픈 미소 속에 자식들이 어른 그렸다 술 취한 대학생의 몸에 잠시 부딪쳤을 때
,영감 왜 쳐" 하고 대들 때 아무 말 못하고 꾸역꾸역 비질하는 얼굴 없는 직업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어 주르륵 눈물 흘리시는 모습에 막걸리 한 병사서 한잔 올린다 일을 하다가 차에 깔려죽은 비둘기, 고양이 그 앞에서 한참동안 기도를 올린다
아버지는 새벽소리를 우리들 귀에 넣어주었고 막막하기만 했던 그 어둠만이 위안을 이제는 저희에게 주세요 이른 새벽, 아버지를 불러대는 그들의 비명소리에 비가 오나 눈이오나 단잠을 접고 대문을 나서시는 아버지 오늘 새벽도 교회종소리보다 먼저 마음의 소리를 들고 손길 기다리는 그들 곁에서 별빛 보는 아버지 가로등 불빛을 친구 삼아 인내해온 세월이 별처럼 빤짝이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마음거문고[心琴] 울리는 방식입니다.
삶은 자애롭다, 그러나 신산하다. 그 쓴맛들이
우리를 사람이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父는 도끼 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외려
종소리보다 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