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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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
책장에 옥수수알처럼 박혀있던
수많은 어족語族들,
히키코모리처럼 숨어버렸어,
그림자도 없는 동굴 속에 갇혀 버린거야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고함을 질러댔지
그래도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거야
꼬리도 머리도 없는 족속들,
아마도
지중해 퀴프로스* 근처에서 은둔하다가
한밤중 망망대해에 깜박이는 등대를 보고 찾아 올 지도 몰라,
찰칵찰칵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면서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서 쭈뼛거리다가 드디어
자음과 모음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정어리 떼처럼
하아!, 하아!,
떼를 지어 내 그물 속으로 빨려들겠지
그러면 나는 세이렌들처럼 질긴 노래로 옭아맬거야,
하악!, 하악!,
밤새 뜨겁게 사랑을 나누면
하루에 한 번씩 만삭이 되겠지
오! 그러면 나는
얌전한 은유와, 씩씩한 직유를 낳고, 지혜로운 비유를 상징을 낳고,
낳고, 낳고, 낳고,
시스루 햇살이 한발 뛰기 하는 울타리까지 넘치도록 낳고!
지붕 뚫고 하이킥!,
거침없이 하이킥!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는 바다의 섬 이름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지붕 뚫고" 우리 집 주거 침입죄로 체포영장 발부되었습니다.
함께 경찰서로 가시죠~^^;
농담입니다.~ㅎㅎ
덕분에 즐겁게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시꾼♪님의 댓글

하악~눈이 데였다 퍼더득 거리는 시 지느러미에 입감이 확 땡긴다
시의 면에 절묘한, 발랄한 하이킥을 날리는,
즐감합니다 수련향기님
자주 거침없는 하이킥을 보여주시길ᆢㆍ
덕분에 늦게 먹는 저녁밥이 확 땡길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주 발걸음 주셔서 ^^
활연님의 댓글

이제야 누구신지 짐작됩니다
좋은 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