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고 > 창작시

겨울 소고/활공

마침내 곤혹스럽도록 불타던 가을은 갔네
내 뒤로 황혼이 금빛으로 타오르고
황혼으로 향하는 길은 참으로 힘겹네
잊어 버렸던 고향의 여운이
내 뒤에서 흐느끼며 발 걸음을 재촉한다네
내 마음 아득히 먼곳으로
향수와 하프의 선율을 찾아 헤메고 있고
풀을 태우는 연기 속에서 기억 하건데
잘못도 실패도 많았지만
절대로 그것을 후회하지 않네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되어버린

먼 과거로부터
내 젊음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불타고 있는가를
이제는 아주 적막한 밤이 되었지만
꽃잎과 나뭇잎이 모두 다 떨어지고
별은 제각기 흩어져 고요한 적막 속에서
고독을 되새김 질

홀로 외로이 언덕에 올랐다
황량하고 거친 숨소리를 내는

겨울 숲 사이로
삭풍이 억새 피리를 불어 대는소리 요란하네
서럽다! 그때 그 젊음의 자취 어디로 다가 버렸나
부엉이 홀로 우는 밤 내 마음도 함께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