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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선 나무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591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3회 작성일 15-12-09 13:49

본문

여름내 무성했던 잎 지자

들어나는 앙상한 나무 가지들

하늘을 바라보면 가지들이 조금씩 하늘로

뿌리를 내린다

가지 끝이 잘게 갈라지며

그 예민한 촉수 파고들면 내 가슴도 아파와.

 

잿빛 하늘이 머리 위에서 천천히 돌아가고

나무는 뿌리를 내리며 꿈을 꾸나.

점점 차가워질수록 따뜻해지는 땅속에

이 세상에선 볼 수 없는 꽃들을

피워내나.

 

이젠 하늘이 땅속이고

땅이 하늘인 겨울

죽은 사람들, 버림받은 것들도 깨어나

꿈으로 땅을 채우는지 겨울이 깊어 갈수록

땅속은 더 따뜻해진다..

 

느티나무

이팝나무, 모감주

회화나무, 당단풍이 줄지어 서있는 공단길

저 멀리 해가 지고 烏耳島 하늘이

노을에 붉게 물든다

일을 끝내고 돌아가는 내 모습이

벌레같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있는 세상을

아주 느리게 느리게 기어가며

살아있는 생명체들에 전하고 싶다

 

그래도 우리 봄을 기다리자고

하늘이 하늘 되고 땅이 땅이 되는

세상을 살아가자고

물구나무 선 저 겨울 나무들이 한없이

어지러운 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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