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2)) 서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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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당
이포
낡은 길모퉁이를 돌아서면
풀지 못해 아직도 잠겨있는 의문들이
그날에 묶여 있다
어린 나이 시집가야만 했던 누이의 눈물과
시집을 가고 싶어 줄행랑 친 노처녀 누이
둘 사이를 저울질하다 새 된 노총각
연탄불 홈쳐가다 들켜 얼굴 달아오른 아주머니
미처 깨닫지 못한 사랑의 등식
또래 옥이에게 어설프게 구하려다
봉변만 당한 황당함
그들은 지금 어디서 해답을 풀고 있을까
돌아가고 싶은 아련한
말도 안 되는 백치의 서툰 애정행각 떠올라
절로 멀쑥해져 오늘도 열쇠를 찾아
세상을 허둥거리는데
그들은 몇 개나 열었을까
따지고 보면 나도 몇 개는 연 셈
가정도 있고 직장도 있고
부인도 아이도 약간의 기반도 있으니
열고 또 열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길모퉁이 엿보지 않고 떳떳하게
그들의 생 모두 풀어줄
열쇠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미처 깨닫지 못한 사랑의 등식
또래 옥이에게 어설프게 구하려다
봉변만 당한 황당함....' 을 상상하니까 저도 얼굴이 불그레....ㅎㅎㅎ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기원드려욤^^
이포님의 댓글

네! 감사합니다.
잠을쇠 벽을 보면서 산골 살 때 서낭당이 떠올라서 옛일을 회상해 봤습니다.
오늘 비도 오고 기분 꾸리꾸리 한 것이 막걸리 한 사발 생각납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