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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뱀처럼 온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28회 작성일 15-12-03 14:42

본문

밤은 뱀처럼 온다

 

밤은 뱀처럼 온다

슬픈 메두사가 문을 열고 나오자

골목은 온통 뱀이다, 뱀이 지나는 골목마다

돌이 된 사람들,

뱀은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삼킨다 그림자를 삼키고

바람을 삼키고 웅성거리는 시간을 삼킨다

 

생각에 잠겼던 골목이 생각을 골라내어

! 뱉어낸다. 뱀의 내장 속에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돌이 된 남자가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

슬픈 메두사 탓이다

오늘도 그림자는 뱀의 배 밑에 꿋꿋하게 누워있다

슬픈 메두사 탓이다

 

돌이 된 남자가 비틀거리며 길모퉁이를 돌아가는 게 보인다

별들이 명멸하는 중심은 그의 것이 아니다

별들은 하늘에 있고, 중심에 있을 뿐

돌이 되어 엎드린 남자의 골목은 별이 뜨지 않는다

 

새벽의 벼랑 끝에 매달렸다

이십사시 편의점알바도

갓 제대한 복학생도, 노량진 골목의 장기투숙생도,

별이 빛나는 눈을 껌벅이며

돌이 되어 뱀의 내장속으로 들어간다

슬픈 메두사 탓이다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를 읽고 누구신가 짐작해봅니다만,
언제 읽은 적 있던가, 던가,
도무지무지무지...무지
이 房에서 일 낼 분이시다. 하고 짐작을 그칩니다.
가독성 때문에 요즘 놓치지 않고 읽으려 합니다.
눈 내리는 날이네요.
따뜻하고 포근한 날 되십시오.
잘 감상했습니다.

시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 맹독성이 강합니다 여기서 유희성 댓글은 불필요한 놀이 같아서 잘 달지는 않지만 이런 글을 만나면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처음 올리시는 시편에서부터 알아봤습니다 가지고 계시는 밑천 탁탁 틀어서 올려 주시면 독자가 되어 보겠습니다 창방이 한동안 가물었는데 시퍼른 물줄기가 가로지는 것 같습니다^^


잘감상했습니다 우짜든지 환절기 감기 조심 하이소 !

하늘바람구름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바람구름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잘 몰라 표현할 순 없지만
마음 깊게 와닿는 느낌 오래 갈듯합니다.

알 수 없는 깊은 향기
많은 수련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추운 날씨 항상 건강 잘 챙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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