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다 > 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 이달의 우수창작시 발표
  • 시마을 공모이벤트 우수작 발표

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

(운영자 : 최정신,조경희,허영숙)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등단작가및 미등단 작가 모두가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시는 하루 한 편 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금품을 요구 하거나 상업적 행위를 하는 회원이 있을 경우 운영위원회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가고 싶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6회 작성일 15-12-03 19:27

본문


    가고 싶다 / 안희선


    깊은 하늘보다 고요해서
    차라리 슬픈 침묵

    낯선 이국(異國)의 풍경 속에
    문득, 삶이 외롭다

    이제는, 그곳에 가고 싶다
    내 모든 그리움이 숨쉬는 곳으로

    너를 떠날 때 왜 그리 마음이 아팠는지,
    비로소 알 것 같다

    남겨둔 너는 참, 환한 빛이었지

    내 안의 오랜 어둠을 지나,
    다시 너에게 가고 싶다

    내 꿈이 머무는 그리운 빛의 세계,
    네가 나를 기다리는 곳으로






    아리랑 - 나윤선



    * 참으로 겸연쩍지만, 졸시보다 풀어주신 글이 좋아서... 

       캘거리의 김창한 선생님께 깊은 감사드리며.

                                                                               - 희선,



    ------------------------------------------------------------------


    이 시에는 해답이 없다. 낯선 공간에 남아 있는 자의 절규다.


    그러므로 이 시가 지향하는 것이 표층적으로 보더라도
    고향의 향수라고 단정짓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 시가 고향의 향수로 표상될 수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 시를 고향 향수로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

    아마도 그래서 시인이 시제를 “돌아가고 싶다”는 말 대신 “가고 싶다”라는

    모호한 표현을 의도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하니, 은유의 표층에서 벗어나
    상징의 깊이로 들어가 보자.

    이 시에서 우리는 공간과 시간의 분열처럼, “자아”라고 이름지을 수 있는 존재의 분열을 본다.

    1-2연은 철저한 공간의 영역이다. 이 공간은 진공관과도 같다.
    왜냐하면 이 공간에는 시간이 없어 텅비어 있기 때문이다.

    1연: 깊은 하늘보다 고요해서
    차라리 슬픈 침묵

    2연: 낯선 이국(異國)의 풍경 속에
    문득, 삶이 외롭다

    결국, 이 두 연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삶이 비역사적 공간 속에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 공간은 우리가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무한의 하늘보다
    깊다고 표현되는데 절망이다.
    그리고 그 절망이 너무 무겁고 깊다.
    그런데 그런 공간이 슬픔으로 경험되는 것은 아이러니며

    파라독스다.

    이러한 텅빈 공간의 경험이 설명되는 곳이 바로 제 2연이다.
    독자는 1연의 무거운 시어에 눌려 있다가 2연에서 어느 정도

    안도감을 갖는다.
    "슬픈 침묵”의 이유가 바로 삶의 소통성이 단절된 공간인

     “이국(異國)”의 풍경 속에 시인이 던져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다름”(異國 )이 시인에게는
    “낯선”것으로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제 3연은 이러한 전반부의 공간 경험에서 시간 경험으로 가는 전이 (transition)다.

    전반부의 비소통성과 소외의 경험은 시간이 결여된 텅빈 공간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면,
    후반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가는 과정, 즉 삶의 회복과정이라고 할 수있다.

    마치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소설에 빠지는 것은 소설 속의 시간을 따라가는 것이듯,
    이러한 시간을 따라가는 것은 바로 내 삶의 경험적 실재로 만들어 가는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3연을 보자.

    ”이제는, 그곳에 가고 싶다
    내 모든 그리움이 숨쉬는 곳으로”

    시간이 흐른다. 삶이 흐른다.
    도무지 시간의 공기가 흐르지 않은 낯선 공간을 벗어나서
    “내 모든 그리움이 숨쉬는 곳으로” 가기를 갈망한다.

    그리움의 숨이 쉬는 곳은 텅빈 공간을 벗어나 삶의 흐름을

    경험하는 것,
    즉 시간의 단절의 회복이다.

    그 단절의 회상이 제 4-5연에서 구구절절하다.


    ”너를 떠날 때 왜 그리 마음이 아팠는지,
    비로소 알 것 같다

    남겨둔 너는 참, 환한 빛이었지”


    그러므로, 제 4-5연은 우리 삶의 존재 방식인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제 4연에서의 “이별의 아픔”은 다름아닌 시간의 단절이다.
    이것은 우리를 소외 또는 비존재의 삶의 형식으로 빠뜨리고 만다.

    그래서 제 5연에서 내 삶의 근간이 되었던 “너”라는 존재가
    “환한 빛”으로 표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제 6연의 ”내 안의 오랜 어둠을 지나, 다시 너에게 가고 싶다”는
    제 4-5연의 상실을 재확인 하는 작업이다.
    낯선 이국 땅에서의 내 삶은 내 삶의 의미를 채우지 못하는 텅빈 공간이었으므로

     “환한 빛” 대신 “오랜 어둠”이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
    시인이 간직한 삶의 현실성은 기껏해야
    ”내 꿈이 머무는 그리운 빛의 세계,
    네가 나를 기다리는 곳으로”
    즉 과거의 회상에서만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인의 미래의 삶은 떠나기 전의 기억 속에 사는 것이다.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한다.
    마치 미래에 삶의 “실재”가 있다고 착각하고 산다.
    정말 그런가?
    “문득, 삶이 외롭다!” 이런 실존적 고백이 그대에겐 언제 찾아올까?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미래를 향해 직선처럼 달려가는 그대.
    그대는 혹시 텅빈 공간 속에 떨어져 허우적거리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돌아갈 곳, 내 삶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그것은 낯선 異國에서 빚어 낸 새로운 회상의 실재.
    ”내 꿈이 머무는 그리운 빛의 세계, 네가 나를 기다리는 곳으로!”
    이것이야 말로 삶의 현상학이 안겨주는 진리가 아닐까? 


                                                                                                - 김창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2,866건 260 페이지
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736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0 12-04
4735 파도치는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 12-04
4734 파도치는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0 12-04
4733
익숙한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0 12-04
4732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12-04
4731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6 0 12-04
473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4 0 12-04
4729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 12-04
472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9 0 12-04
4727 시마을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0 0 12-04
4726 더페아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12-04
4725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 12-04
4724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0 12-04
4723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12-04
472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12-04
4721 임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12-04
4720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12-04
4719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3 0 12-04
4718
조련사 K 댓글+ 2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12-04
4717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12-04
4716 예향 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1 0 12-04
471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5 0 12-04
4714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0 12-04
4713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12-03
4712
홍시 댓글+ 3
江山 양태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0 12-03
4711
전환점 댓글+ 2
임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0 12-03
4710
삶의 그늘 댓글+ 2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12-03
4709
이면 댓글+ 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5 0 12-03
470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12-03
4707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 12-03
4706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12-03
4705 엉뚱이바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2-03
4704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9 0 12-03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7 0 12-03
4702
수음 댓글+ 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1 0 12-03
4701
소 잡는 날 댓글+ 9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 12-03
4700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0 12-03
4699
코기토 댓글+ 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0 12-03
469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12-03
4697
공든탑 댓글+ 2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12-03
4696 폭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0 12-03
4695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1 0 12-03
4694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12-03
4693 이태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4 0 12-03
4692
눈 오는 날 댓글+ 2
하늘바람구름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5 0 12-03
4691
45조 3671 댓글+ 3
오운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2 0 12-03
4690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12-03
4689 이을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12-03
4688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8 0 12-03
468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 12-03
4686 울프천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2-03
4685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7 0 12-03
4684
활동사진 댓글+ 5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0 12-03
468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12-03
468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0 12-03
4681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 12-03
468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0 12-02
4679 무지개빛추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6 0 12-02
4678
반월 크로키 댓글+ 11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0 12-02
4677 으뜸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9 0 12-02
4676 솔빠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 12-02
4675
안에 댓글+ 1
책벌레정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9 0 12-02
4674 반디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12-02
4673 예향 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0 12-02
4672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9 0 12-02
4671
겨울 바람 댓글+ 4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0 0 12-02
4670
댓글+ 1
책벌레정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0 12-02
4669 van beethov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 12-02
4668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12-02
4667
여명(黎明) 댓글+ 2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