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련사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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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련사 K / 윤희승
말을 다루는 조련사 K의 손놀림은 서툴러 보인다
등과 허벅지에 난 상처는 말의 이력서
쉬이 길들여지지 않는 말의
숨은 내력은 콧김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길길이 날뛰는 본능이 억압당한 말의
앞발의 도약은 예측 불가, 뒷발의 버팀은 불안하기만 하다
투레질은 K를 우습게 안다는 그 만의 방식
반항과 거역의 대초원이 그의 고향이었으므로
더러 고삐를 당기면 서기도 하고
채찍이 닿으면 온순을 가장하기도 하지만
분노와 노여움을 터트리곤 하는 말,
그런 말이 두렵긴해도 그 두려움을 조련 할 때 잦아드는 조련사K는
갈기를 쓰다듬고 콧등을 어루만진다
그러나 복종은 너무 멀리 순종은 너무 높이 있다
기다림의 시간이 다 허물어져 가는데도
말은 한사코 말을 듣지 않는다
박차를 갈아 끼우면 박차고 내 달릴까
고삐를 갈아 끼우면 고분고분해 질까
네 발굽의 편자를 갈아 끼운 조련사K는
흰 모래 깔린 트랙에 말을 내 놓는다
길들여지지 않은 근성은 향방 없이 날뛴다
내처 달리는 것만이 그의 자유라는 듯
K의 속 울음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고집 센 늙은 말(言) 한 마리가
천방지축으로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투레질..새로이 배우고 갑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일전에 저의 개똥시에 남긴 윤희승님의 족적을
본의아니게 지우게 돼서 죄송했습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똥글이 해괴망측하게
읽혀서 지우게 됐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건필하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갑니다.
윤희승님의 댓글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운 글 댓글에 제가 고시인님 팬이라 그랬었지요 팬 앞에 두 자 더 놓습니다 (열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