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를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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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를 쓰는 사람
날마다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
신춘문예에 당선된 적도 없고
문예지 신인상 받은 적도 없고
각종 문학 관련 상 한 번 받은 적 없고
시인이라 불러주는 이 없고
원고 청탁 한 번 받은 적 없는데
날마다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
어릴 적부터 글이 좋고 생각 많아
그 생각들을 글로 적어 왔는데
어머니는 시답잖은 놈이
무슨 시를 쓰느냐고 나무라시고
아내는 돈이나 밥되는 거로 해요
슬며시 실눈 떴다 감추고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은
너 아직도 시 쓰냐?
빈 웃음으로 술 한 잔 따른다
가로등은 외눈으로 내려보고
한쪽 발로 비켜서서
뒤로 그림자 하나 그려준다
그림자가 외눈박이 외다리
가로등을 만날 때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간다
달과 별이 딴청 피우며 수다 떨다
꺼내든 수첩위에 글 한 줄 내리는 걸
더듬거리며 유서처럼 받아 적는 쓸쓸하고
가난하고 높지 않은 사람이 있다
왜 시를 쓰느냐고 물으면
아무 말 않고,
매일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
댓글목록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저역시 어디에서 상받아본적 없고 적다보니 나자신의 속마음을 볼수 있기에 시를 적습니다 어쩌다 시를 적어놓고 보면 내가 적은 시가 신기하기도하고 상하고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상이라는 상은 날 피해다녀 상을 만난적 없는 이름없는 시인으로 사는것도 좋겠지요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초보운전대리님 들러주시고 솔직한 말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은 저는 아주 상이 없지는 않습니다 상을 외면할 만큼 욕심을
버린 것도 아니고요 그저 상을 타던 타지 않던 못타던 묵묵히 시가
좋아서 쓰는 대리님 같은 분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계속 좋은 시 쓰시기를 바랍니다
시쓰는농부님의 댓글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군요. 우리끼리 뭐 하나 만들까요. 달팽이걸음님, 당신은 우리세계의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소. 재밌게 감상하고 갑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시쓰는 농부님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은 저 신춘문예 및 문예지에 여러번
응모했습니다 번번히 낙방했습니다 그러나 계속씁니다
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상도 주더군요 그러나 상이 전부는
아니지요 농부님처럼 시를 사랑하고 시처럼 살아가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봅니다. 제시가 노벨 문학상에 걸맞는
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우물안 개구리입니다 저보다
시를 잘쓰는 분들이 구름 같습니다 농부님 튼실한 시의 알곡들이
풍성하시기 바랍니다
하늘바람구름별님의 댓글

시 좋아서 시 세상에 들어 온지 얼마 안되나
많은 이들 시 그 삶의 이야기들에서
여러 생각 하게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하고요
답은 없음을
그저 받아들이고
주어진 생 마감할 때까지
내 할 수 있는 한, 갈 수 있을 만큼 걸어갈뿐
소중한 분들과 따뜻한 연말보내시길
그리고 항상 가족분 모두 건강과 행운 가득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