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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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전영란
서툰 도공이 나의 아버지였지만
내겐 생명이 있다
투박하고 볼품없지만
쉽게 깨지지 않는 단단함도 있다
도자기 가문에서 버림 받고
청자 백자 반열에 오르지 못했지만
나와 함께 둘러앉은 정다운 두레상이 있다
나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따뜻한 손과
나를 즐겨 찾는 아이들이 있다
내가 만일 명품이 되었다면
누가 나를 데려갔을까
진열장에 갇혀,
도난당하면 어쩌나
금이 가면 어쩌나
전전긍긍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막 쓰는 접시라서 쓸모가 많다
오늘도 어머니는 나의 몸에
수북한 정성을 담아낸다.
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그러네요, 접시라서 어머니의 손맛 그득 담기고
접시라서 아침에도 쓰이고 점심에도 쓰이고
저녁에도 쓰이네요, 참 요긴하게 쓰이네요
접시가 아니라 백자 청자 하는 위험한 그릇이었다면
외롭고 고독하기가 겨울 눈발보다 더 찼겠네요...
雲池님의 댓글

외롭고 고독하기가 겨울 눈발보다 더 찼겠다는
시인님의 댓글에서 한 수 배웁니다.
감사드립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雲池님
반갑습니다 꼴찌로 들왔습니다
알치기 하느라 늦었습니다 혜량하시옵소서
소중한 시릉 잘 감상 하고 갑니다
접시 속에 잠겨 있는 엄마의 그림자를 뵙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고운 밤 되시옵소서
雲池님의 댓글

언제나 반겨주시는 은 시인님
반갑습니다.
바븐 걸음 놓아주신 마음 귀하게 받습니다.
늘 건강하셔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