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은 모두 떠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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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은 모두 떠나는구나/손성태
가창오리 군무에 밀려난 허공
감탄은 순간의 긴 슬픔
텅 빈자리를 해찰하는 왕잠자리의 갸웃거림
자랑은 숨죽여 바라볼수록
오래 있는 거구나
“자랑하지 마라. 복 나간다.”
귀엣말로 하시던 어머니
가진 게 없는 나는 잃을 것도 없어서
가볍게도 탄성을 자주 낸다
갓난아기처럼 입술을 부르르 떤다
어김없이 비는 오고
자랑은 모두 떠나는구나
밝음과 어둠의 무게가 같아지는 순간
가창오리는 떼 지어 나는구나
기우뚱한 허공이 잡으려하면
무리지어 떠나는구나
하나로 어우러지는 만남과 이별의 춤사위
상실의 불안을 꼭꼭 묻을 것
왕잠자리 살짝살짝 흔드는 수선화
꽃잎 끝에서 잠잔다, 수평의
짧고도 긴 잠
댓글목록
톰소여님의 댓글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러지 않을까요.
자랑인 시절이, 자랑할 일이 계속이란 법은 없으니
자랑해야 할 일은 자랑해야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꾸벅.
손성태님의 댓글

그리운 이동훈 시인님.^^
"현상이 본질이요 본질이 현상이다."라는 글을 방금 읽었습니다.
그저 물 흐르듯이 현상을 바라보면 눈이 뜨이겠지요.^^
그래요, '자랑해야 할 일은 자랑해야'겠지요. 속으로만^^
조만간에 연락함 드릴게요.
박성우 시인과 함께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