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토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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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토막 2 / 이 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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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반찬으로 |
잘 구워진 고등어 한 마리가 나왔다 |
머리와 꼬리 사이 |
미세한 틈 |
충혈된 눈동자가 교차한다 |
눈빛으로 무게를 측정하다가 |
한가운데 발기된 |
생각의 촉을 살그머니 거둬들인다 |
내 동선을 눈치챘는지 |
침묵으로 식탁이 출렁이는 사이 |
또 다른 포식자에 먹잇감을 내준다 |
어눌한, 풍부함을 향한 저속 |
진정을 밀어놓고 |
박제된 어두(魚頭)를 말아 올리던 젓가락질 사이 |
배부른 유혹을 쫓던 가운데 토막이 |
부끄러운 후기로 남았다 |
댓글목록
水流님의 댓글

어두일미라고 다이어트에 좋은 것을 드셨군요.
갈등 속에 탄생한 시에 빙긋, 웃음이 절로 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손성태 시인님!!!
어두일미라고 말하지만, 누구나 살점 많은 가운데 토막에 눈독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운데 토막을 넌지지 밀어놓고 대가리와 꼬리살을 쪽쪽 빨며 기뻐하는
누군가가 있어서 하나의 생선이 만들어지지 않나 합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저라면 벌써 두 손으로 마리째 입에 물고 뜯었을 겁니다.
생선 발라 먹는데 도사급이라는...ㅎㅎ
무척 다정한 풍경이 식탁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합니다.
오랜만에 뵙는 이종원 시인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고 가내 늘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가운데 토막이라는 시제를 놓고 보면, 늘 마음이 아련합니다
지금도 또한 거기에 눈돌을 들이는 욕심을 보게 되니까요...
넌즈시 밀어놓을 수 있는 여유를 배워여 좀 더 좋은 작품을 보게 될텐데요...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방법이겠지요... 오랫만에 반갑습니다 이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