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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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간장
삐걱대는 관절로 햇살과 그늘을 과묵하게
생의 마지막쯤을 다린 간장 한 초롱,
따스운 밥 한끼 못 지어 드렸는데
어영부영 늙는 딸에게 건네는
간장에
집이란 성이 붙여진 이후
귀 딱지 앉도록
‘너희만 잘살면 된다.’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던 세월
나와 내 딸이
평생 먹고도 남을
초롱 가장자리에 소금으로 쓴 어머니 편지 한 통
주방 한 귀퉁이 오도카니
힐끔힐끔
엄마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경륜이 녹아있는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집간장.....오랜만에 듣는 말...
SunnyYanny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어느새 수요일.. 좋은 하루 되세요
이옥순님의 댓글

집 간장 하면 밥상에 감초 역할을 하던 간장 종지가 떠오르네요.^^
그때 우리 어머니는 간장 없으면 밥 못 드시는 줄 알았지요....
늘~ 아련한 옛날로 돌아가게 하시는 시인님
따뜻한 시에 머물다 갑니다.
SunnyYanny님의 댓글

이옥순선생님... ㅎㅎ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