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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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에
너와 나의
합창이 외로워지는
허술함을 배우고 오는 저녁 길은
늘 배고픔이었다
진실은 보기보다 낯설고
위장에 가려진 또 다른 얼굴
검은 새가 가끔 울다 가지만
하루의 일상을 먹고 사는 인생들은
오직 해가 지므로 채워진다. 믿는다
많은 나날 중에
이제 나만 동조한다면
완벽해지는 세상살이가 된다고
그들의 믿음에 부실해지는 미련
알고 있는 것들이
살아 있는 척 죽어가는
가을 하늘 석양빛에 배어나면
또 고개를 절래 이지만
고달픈 인생들이
목놓아 부르는 놀이인 것을
내 어찌 즐거워하지 않는가
가을날들은 지고 있음도 풍요로운데...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가을 저녁에..
마치 神마저 저버린듯한 이 세상을 펼쳐놓고 나온, (- 요즘에 신은 사실상 직무유기의 혐의가 짙고)
온갖 物象들(인간 포함)에 대한 애틋한 시각이
그 어떤 슬픔을 동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입니다
가을은 수렴收斂의 계절이라서
모든 건 그렇게 지고 사라지고
터무니 없이 쓸쓸하기만 한데..
- 가을이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라지만,
먹힘을 당하는 존재들의 입장에선 곧 바로 죽음이기도 하고 -
(먹히는 열매의 입장에선 또한, 쭉정이와 마찬가지인 숙살지기肅殺之氣의 대상 )
세상의 거친 뭇나무 뿌리에 사정없이 엉기는 너와 나의 삶
나만이라도 슬픈 세상과 측은한 사람들을 즐겁게 포옹하겠단
시인의 조용한 각오가
긴 여운을 남기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시길
먼 곳에서 기원합니다
짐 캐리님의 댓글

욕심없어 낮은것 이라는 생각이...그래서 욕심없이 산다.... ?
사람사는 이치가 어우러지는 세상에는 생존 필요악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멀리 두고픈 마음이지만... 무리의 질서에 반하니...
그것두 여의치 않다는 생각에 두어본 작은 마음입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숙살지기의 가을이 ...우리사는 세상을 넘어서
후대의 터전이 되는 ....마음들이 가득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워할것두 멀리할것도 없는 사는일들이 넉넉한 행복으로 자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가을 타는 남자가 되어 무상무념이 편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열정을 마주하면서 다시금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미진한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 주심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 드립니다.....
늘 따뜻한 날들에 건안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바램드립니다
선생님 늘 편안함에 자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