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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태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6회 작성일 15-10-28 09:40

본문

             화살나무

 

가을이 온통 혼자 것처럼

숲속을 휘젓는 바람결

자기 마음을 열어보여

서로의 얼굴이 낯설지 않은 날

너의 사랑을 확인할 순 없을까

화살을 쏘아놓고 도망치던

철부지 큐핏의 장난은 아니었다

비켜 갈 수 있는 과녁을

비켜서지 않은 혼자만의 사랑으로

잿빛 납덩이 심장에 꽂힌 금촉 화살

붉은 피를 토하며 뽑히지 않는다

푸르렀던 첫날의 설레임

뜨거웠던 황홀의 구름을 건너

새빨간 그리움의 눈물에 이르면

달빛의 절망으로 찢어지는 깃

사춘기 숲속에 잃어버린 화살 하나

백 번 절망에 부러져도 다시 화살이 되어

차가운 너의 심장에 박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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