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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류시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7회 작성일 15-10-09 20:39

본문

 

 

벌목한 나무 밑둥치 하나가

나이테로 하트를 그리고 있었다.

사랑이 흐려진 나이에게 내미는 선물인 것 같아

걸음을 멈추고

두 연인의 맞닿은 머리 같은

봉긋한 두 곳으로 눈길을 보내었다.

뾰족이 안으로 들어간

심장의 깊은 쪽에서 씨앗이 터

해를 거듭하며 나이테처럼 부풀어가는

두 마음이 사랑이 아닐까?

 

그런데

가만 바라보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깊은 상처 하나를

수십 해가 지나도록 삭히지 못하고

감싸고, 감싸고, 감싸다가

결국 감싸지 못해 속살을 보이는

우묵하게 패인 자리,

상처가 고인 그 자리를 마주 품고 있는

두 마음이 사랑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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