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2> 나뭇잎하나 > 창작시

나뭇잎하나 -박영란

책속에 빨간 나뭇잎 하나

수십 년을 이리저리 뒹굴 어도

색깔도 모양도 온전한

그 어느 멋진 가을날 추억

아기자기한 취미

내가 끼워 넣었던

기억에 없는 빨간 추억

주름이 여러 갈래 파여 있다

나뭇잎 때문일까

추억으로 가는 길

누런 황토 빛 스미는 친밀한 농도 

촉촉한 그때 숨결을 이제야 만져 본다

세상 속에 외롭지 않으려는 몸부림

추억은 서로 기댄 채 비워내도

다시 차오르고 뚝뚝 떨어지는

삶의 무게로 활짝 핀 추억의 한 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