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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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이 쓰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허벅지에 심줄이 돋고
두 팔 하늘로 뻗고 허공을 움켜잡는다.
가지 끝에 매어달린 잎
바르르 떨고 있다.
왕성하던 식욕 이제는
몇, 안 되는 잎, 물 한 모금
빨아올리기도 힘겨운가,
동리아이들 몰려와
등 타고 정수리까지 기어올라 놀아도
귀엽게만 보였는데
이젠 작은 바람에도
통증이 오고
곤충, 개미들 파고들어
골다공증이 심각하다
울창하던 여름
동리 영감
그늘아래 자리 펴고
막걸리 주전자 철철 넘치던
장군멍군소리 사라진지 오래고
가끔 낯선 사람
지나다 올려다보면,
명품하나 만들어 보겠다고
전기 톱날 들이댈까 두려워
움츠러드는....
댓글목록
임동규님의 댓글

제 나름대로 이 마을을
빗대어 감상해 봤습니다
시를 쓰시는 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기 톱날을 들리대는 게
제가 지금 하는 키보드 춤은 아닐까
생각도 해보구요
인터넷 이 마을이 시작된지 십 몇년이 된듯한데
세속의 나이로 치면
여기 십 몇 년이 인간사로 백 몇년이 넘은 게 아닐까요
애완견의 나이가
한살에 10년쯤으로 치는듯 하던데요
막걸리 주전자와 장군멍군 소리가 사라지고 있는 이 느낌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무슨 밤나무 아래에는 돗자리를 깔지 앉지요
밤이 익어가는 계절에는 저 시퍼런 밤송이 밑에는
글을 잘 쓰던 못쓰던
부자든 가난하든 함께 글을 쓰고 감상하고 싶지 않으세요
동네 아이들처럼
물론 제가 올리는 이 글이
개미나 곤충이 만들어내는 골다공증이 될지도 모르지만 -----한 바늘이 열 바늘을 아낀다는 말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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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진순님의 댓글

임동규 시인님 찾아주시고 깊이있는 감평에 감사드립니다
결실기에 좋은 열매 맺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