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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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시>
가을의 방황
이 양우
... 사랑아, 이제는 어디론가 떠나가 보자
찌던 더위도 뒤돌아 물러가고 가벼이 바람이 분다
땀으로 흠뻑 젖은 내 등과 어깨에도
겨드랑이 가슴팍으로 문질러 드는 계절감각
두 볼에 살짝 웃는 보조개 먼 하늘 차츰 높아져만 가는
우리네 가을의 숲길 너머론 방랑의 객기를 실어 나르는
저 하늘의 기러기 떼, 그 허공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거늘
돌을 던질만한 분노의 저주도 물러간 저 무죄의 소용돌이
이제는 깨끗한 벌판에 황금물결 근처로 다가가 환호를 하자
소득은 삶의 방편이거늘 그나마 희망의 날개를 저어 웃음으로 가자
오색 낙엽은 황홀하기도 하다만 달콤한 여인의 루주같이 빛나며
쓴 맛도 꿀 향기로 변해지듯 우리네 인색했던 사랑도 압축을 풀어야지
우리가 살아온 날들은 모두 허망과 오해의 여울일 뿐, 가을바람에 날리자
힘겹고 애처로웠던 행위들도 모두 이겨낸 인내의 경험으로 접어두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가치들만 차곡차곡 사랑의 곡간에 저장하자
끝끝내 살아있음으로 얼마나 요행인가, 이제는 미래만이 소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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