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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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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031회 작성일 15-09-14 22:50

본문


  잊지 않으리

 


  정민기

 

 

 

  끝까지 걸어도 아직 다 걷지 못한 것 같은
  팽목 방파제 끝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홉 명 기다린다
  사납기로 유명한 맹골수도를 차마 잊을 수 없어
  기약 없는 이별을 한 너희를 기억한다
  차마 미안하다, 무릎 꿇고 용서를 바라지는 않겠다
  세찬 비바람을 맞고 앉아 있어도 씻을 수 없는 이 罪
  잊고 살아온 사람들 기억하면 아파서겠지
  끝까지 기억하고 살아온 사람들 베어 물을 수 없는 사과 한 알
  마음속 가장자리에서 먹구름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이내 빗방울이 철없이 떨어진다 우두커니
  밤하늘 달빛을 받으며 나는 별을 올려다본다
  그러다가 생각하는 것이 커다랗고 어두운 주머니에
  가득 든 노란 리본이다 말하자면
  밤하늘은 하나의 주머니 반짝이는 별들은 노란 리본들
  노란 색종이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시린 가을 하늘로 날려본다
  노란 색종이로 종이학을 접어 시린 내 눈앞에 놓는다
  언제나 잊지 않으리, 잊지 않으리, 잊지 않으리,

 

  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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