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순수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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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 순수함에 대하여
깊은 사랑을 여의고
거리를 걷는 연인들의 뒷모습이
그 후 오랜 동안 그리움으로 홀로 머무는 것은
자기보다 그를 위한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겠지
바람 속에 잎을 다 떠나보낸 나무들이
여름에 가졌던 것보다 더는 내줄 것 없어
속상해하며
눈감아 알몸으로 거리에 서있는 것처럼
추수가 끝난
비인 들판에 선 허수아비
더렵혀질 수도 버릴 수도 떠날 수도 없는
화려했던 여름날의 영원한 사랑이
가슴에 다시 차오르는 슬픈 꿈을 꾸고 있어
비인 플러터너스 나뭇가지 위로 반짝이는 별
한없이 높았던 그 사랑의 순수함을 잊을 수 없어
사람들이 시인의 입을 빌려 다시금 그리워하는 것처럼
나이를 먹으면
덕지덕지 붙은 군더더기
삶의 흔적들 모두 다 털어 내고도 남은
소주처럼 맑은 가을날의 영혼
왠지 그 순수함에 대하여 가끔은 눈물이 흘러
댓글목록
맛살이님의 댓글

봄뜰님
코스모스 너울대던 그 강변으로 나를
데려갈 듯한 글, 감사합니다. 엄지 업.
봄뜰123님의 댓글의 댓글

졸시를 읽어주시고 엄지까지
들어주신 맛살이님께 감사드립니다.
말의 큰 눈에 하늘이 보입니다.
맘과 몸에 건강이 넘치시길.. 빕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봄뜰123님.
아름답고 고운 시어 속에 발걸음이 멈춰서서
떠나지르 못 합니다
또읽고 또 읽고 뒤 돌아 봐지는 시심 속에
취 하다가 갑니다
즐겁게 감상 하오며 어쩐지 마음 한켠 아리는듯
감성 속에서 ......
시인님! 한표 추천 드립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가을밤 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