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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김밥, 천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애증의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16회 작성일 15-09-10 15:40

본문

 

"아저씨 천국이 있어요?"

"그럼"

"거기에는 누가 살아요?"

"김밥이 살고 있지"

아이가 웃는다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해?"

"엄마가 보고 싶어서요"

작은 한숨과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다

눈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보고 싶은가 보구나"

아이는 말없이 끄덕인다

"볼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언제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아주 열심히 살다 보면

다 살았다고 하늘에서 부르지"


"빨리 가면 안 되요?"

"빨리 가면 천국에 있는 분들한테

엄청 혼나요, 왜 마음대로 오냐고"


"왜요?"

"너 유치원에 숙제 안 하고 가면 혼나지"
"네"

"너도나도 아주 열심히 사는 게 주어진 숙제란다"


"어떻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건데요?"

한참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넌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거

아저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거"


"지금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것에

최선을 다하는게 열심히 사는것이지"

이말 밖에 해줄 수 없었다


아이는 말이 없다

꼭 안아 주었다

"사실은 아저씨도 잘 몰라

그냥 그런거라 믿는다" 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애증의 일기중에서..

 

 

 

추천1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빛보다빠른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정말 감탄사가 나오네요
비꼬아 쓰지 않아도 수수한 시로 승화하니
아름다운 시구가 절로 튀어나오는 듯
감사합니다 배우다 갑니다
추천합니다

애증의일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애증의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빛보다 빠른사랑님..^^
저도다 글을 훨씬 잘쓰시는 분한테
이런 얘기 들으니 참 부끄럽네요..^^
빛보다 빠른사랑님 글을 저도 참 많이
보았습니다만 댓글을 못달았는데
제가 "관계"에 대해서 한 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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