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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넌출 /秋影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7회 작성일 15-08-30 12:33

본문

 

 

 

 

박 넌출 /秋影塔

 

 

 

 

 

초가지붕에 박 한 덩어리 위태롭게 걸려

있다

말라가는 줄기로 자식의 배꼽 틀어쥐고

용쓰는 박 넝쿨이 안쓰럽다만

보름달에도 목줄 하나만 걸어주면 마다않고

끌어오겠다

 

 

얼마나 구르고 싶을까, 저 박 덩어리

놓칠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할까, 저 여윈 어미 손

 

 

“별일 없지야?”

달빛이 낡은 목소리를 물 마는데

“그래도 감기 조심해라, 밥은 잘 묵고

있냐? 에미는 암시랑토 않은께.... 걱정말고”

그 집안에서 들려오는 전화 거는 소리

 

 

 

이슬 축여가며 가닥가닥 새끼를 꼬아

동아줄 만들고

손가락에 팍, 힘이나 주라며

절반은 삭은

박 넌출에 모성을 북돋우는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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