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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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네모난 거울 안에 사각턱이 바라본다
네모난 장롱도 거울 안에 갇혀 지낸다
네모가 가둔데서 지내고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블록을 밟으며 걷는다
네모난 빌딩들이 네모를 감춘 채 서 있는다
네모 안을 들여다보면 중심은 네모 안에 있고
네모 밖을 벗어나는 건 네모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시간
네모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걸 수치로 생각한다
반듯함을 운명이라 생각하는 네모의 철학
네모는 반듯함을 소유하고 있을 때 자만해 진다
가두려는 본능을 잠시라도 잊은 적이 없다
자기 품안에 있으면 불안을 삭제하는 버릇이 있다
네모가 가두려는 마음은 무한리필
네모의 표면에서는 자생할 수 없는 무기력함
네모 안에서 평안은 법도이자 숙명이다
네모 안에 네모에서 네모난 생각만 하게 되는 생활
네모에게 복종당하고 있어도 평안을 보장해 주는 네모
오늘도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방에 들어와
네모에게 철저하게 구속당하고 있으며
구속당해도 마음은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
네모난 창가에 달이 걸려있다.
댓글목록
피탄님의 댓글

네모의 꿈을 흥얼거리던 도중에 이 시를 봤더니 절묘합니다. 각진 인생이라도 둥굴게 살려 노력을 해 봐야겠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둥근 것과 네모난 것 둘다 빠져서는 안되는 것
네모 투성인 세상이 더러는 실증이 나더군요.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처음뵙겠습니다 시인님.^^*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피탄 시인님.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네모의 절정을 맛보는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추천받을 시는 아닌데 넘 감사합니다.
좀 더 좋은 시로 찾아뵙겠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시인님.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빛보다빠른사랑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