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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핏빛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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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17-05-18 12:57

본문

오월의 핏빛 하늘

정민기

새소리처럼 총알이 날아들었다

저녁도 아닌데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워지지 않았다

흰 띠가 둘린 하현달을 머리에 썼다

태양이 아닌 공수부대가 햇살처럼 들이닥쳤다

시위를 제멋대로 저지하기까지 하였다

시위대를 포위하여 집단으로 구타를 가했다

잔뿌리라도 기억 속에서 절대 뽑을 수 없다

하늘은 맑았지만 빗발치듯 총알이 내렸다

총알 비가 내린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불어터진 계곡은 한동안 물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외진 곳에는 민초들이 숨죽여 피어있었다

그날 광주와 전라남도에 빛 잃은 흑석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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