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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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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7-05-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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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왼다


아무르박


가령
일요일 아침에 라면을 끓이려다가
멸치 육수에 김치 송송 넣고
김칫국을 끓인다면

아내는 주문을 외울 거다

김칫국을 누가 먹어요~

가령
어제 먹은 고기가 초가 끼여
다시 물을 붓고 끓인다면
아내는 주문을 왼다

초긴 고깃국물은 몸에 안 좋아요~

주문을 왼다

때로는 내가 먹거리에 너무 집착했나
때로는 아이들 입맛을 모르고
내 주장이 강했나~~

아침 밥상을 차린다
나이가 들면
식은 밥

나이가 들면
찬물에 밥 말아 먹어도 참아야 하느니

나도 나이 들면
그처럼
주문을 외어 주는 엄마가 있을까
주문을 외어 주는 식성을 알아줄까~~~

그도 모르지
나는 모르지
정말 모를 것 같아

늘 곁에 있어도 엄마는 식은 밥
드시는 줄
내 반찬 설거지하는 줄
한 번 먹고 나면 두 번 밥상에 올리고 싶지 않은 줄

나도 부모 되고 나서
주문을 왼다

너희들은 아니~~
나 늙으면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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