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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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핀 꽃
꽃 피면 생각 나기에
그 사람 먼 곳에서 꽃을 키우나 했어요
사시사철
해마다 한 번도 잊지 않고 꼬박 꼬박
마당에 꽃은 돌아 왔지만
분홍인지 빨강 인지
정작
꼭 돌아오겠다던 목소리는 끝끝내
봉오리를 열지 못하고
몇번이고 봄이가고 가을이 가고
혼자 여도 혼자 같지 않아서 목 메이도록
밥만 넘겨요
잠도 잘자요
간다는 건
왔기에 떠나온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라
이제쯤
서로의 기억끝으로 남은
민들레 홀씨들의 잠깐
설저지 통에 가득한 빈 그릇과 흰 꽃씨들
마음이 뿌리가 된 바람속에 꽃씨들 가득하고
바람이 뿌리가 된 마음속에 기억은 살아
무성히
무심히
꽃보다 더 뜨거운 이름 담을
넘어요
댓글목록
소낭그님의 댓글

으흠, 애잔한 걸요. 출근하고선 커피를 마시며 폰을 들여다보는데
오늘 아침의 시는 싸하군요.
어버이날이라고 강아지도 시골로 가버린 빈집에서 하루를 보냈는데요.
식구들이 다 떠나거나 혼자 산다면 이런 느낌일까 허전하더군요.
꽃을 피우려고 마른 몸에 물을 올리는 나무처럼
부리나케 일터로 와서 그나마 다행.
혼자 있기가 참 좋은 계절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육손님의 댓글

요즘 꽃을 대충 보아 왔습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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