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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큰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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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2회 작성일 17-05-07 00:51

본문

약수터 가는 풍경엔 공사 흐지부지된 댐 골격 있고

석조 균열서 튼 줄기 말미암아 생태계가 소생한 것이 좋다

넓적잎과 박 주렁주렁 연 넝쿨 뒤덮여 입체적인 생동감 뵈더라니

거 기대어 쉰 거인 있었다오

녹음 우거진 데 국소가 꼭 대친 나물마냥 풀썩 스러진 형상은

마치 거인이 누운 거 같더이다

다육이 뿌리 겯은 신 신고 팔도 유랑하는 숲도깨비여

삼간집 성큼 넘는 보폭 디뎌

동해서 횡 끝까지 반오면 가당하리

벼락 친 가장귀로 멋 부리고, 약초 다보록한 헤어 폼 하셔

후두두 턴 비듬도 샤먼 의식에 쓸 뇌부로 요하겠고

명의가 주우면 살생부 고쳐 쓸 기량 행하리오

장물이면 칠반천인이 양반족보를 살 테다

향 흩치는 그 정수리 맡에 진기한 봉조 쉬러오니

붙임머리인 양 묵새겨 색 고운 꼬리가 살랑 춤추네

설화 속 그 새가 로또라, 눈독 켠 프로헌터 숨 죽이고 오는데

원죄의 취 감추려 몸에 가엾은 짐승 피칠해 이승 경계 흐릿한 좀비 같아

그 사私에 얽히면 덩달아 업보 옮으니 피하는 게 상책이려

큰 도깨비야말로 몸 구석구석 보배인지라

등 긁적댄 각질도 장수영지온데, 태평하게 머물 수 없소

산천계 법칙 득도한 공功으로 빌어

하늘이 도운 안개 속으로 부랴부랴 자취를 뜬다

조선 불탈 때 그은 멍 자국이 험히 비탈 된 볼기에 선명하고

심곡엔 아직 빼내지 못한 말뚝상傷 있어 뛸 때 절룩거리지만

발 쿵 찍는 탄성파로 땅속 사정 척 읽으니

강 닿는 수맥부터 험준한 데 에움길 다 알며

욕망에 눈이 먼 인간이야 능히 따돌릴 수밖에

무소유처 경지는 높고 순박한 번뇌를 끊치 못 하여서

온갖 시드는 거 보기 아파 스스로 눈 감은 사실 잊은 채 살았어도

해 편 쪽 돋는 이끼와 달빛에 깨는 버섯 기색 헤아려

눈 대신 밤낮을 기분 가는 길 짚으시니

감이 어찌나 섬세한지 산 너머 무지개 뜬 곳 내키면 방위 획 돌리시죠

마침 좋은 폭포 철썩철썩 마시면서 쉬다가

누런 호박석 이 엉긴 옹이구멍에 사토 부어서 거동 드는 원천력 거르소

섞인 곤충은 저린 삭신에 진액 잘 돌게 운반 세포로 수용하는군요

사타구니 원시 밀림 북북 긁고

계절 꽃 풍성한 겨드랑 털 뿌려둔다

또 널리 유랑하는 숲도깨비여

백두 정토엔 귀신이 못 넘는 결계 쳐진들 무슨 한이냐 하네
여 아름다운 강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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